adsense_in_article_test


유리 베즈메노프 인터뷰 - 노보스티 통신사 잘 사는데 필요한 이야기



망명한 전직 KGB 선전선동 전문가 유리 알렉산드로비치 베즈메노프(Yuri Alexandrovich Bezmenov)의 1984년 인터뷰 동영상의 일부를 여기에 네번째로 정리해 본다. 이전에 정리한 게시물은 아래와 같다.

유리 베즈메노프 인터뷰 - 소련의 실상과 붕괴 가능성

유리 베즈메노프 인터뷰 - KGB 살생부, 방글라데시 혁명

유리 베즈메노프 인터뷰 - 이데올로기 전복(ideological subversion)

베즈메노프는 인도 주재 소련 대사관에서 근무하기 전에 모스크바에서 국영 언론사인 "노보스티(Novisti)"에서 근무했는데, 그 당시에 담당했던 업무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정리하는 부분은 인터뷰 동영상의 30분43초부터 39분10초까지다.


유리 베즈메노프:
모스크바에서 저는 "노보스티(Novosti)" 통신사(news agency)에 채용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선전선동 및 이데올로기 전복을 목적으로 한 KGB 전위조직이었습니다. 노보스티 직원의 75%는 KGB에서 임관한 장교들이었고 나머지 25%는 저처럼 특정한 임무를 위해 채용된 요원들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제가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뭄바 우호 대학교(Lumumba Friendship University)에서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입니다. 이 학교는 KGB와 당중앙위원회가 직접 관리하는 거대한 시설이었는데, 소위 "국가 해방(national liberation)" 운동의 주도자들을 선발해서 교육했습니다.

이 사진은 루뭄바 대학의 학생들인데, 전혀 학생처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군인에 가까워 보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러니까요.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 "국가 해방" 운동을 주도했죠. 일반인의 평범한 언어로 표현하자면 "국제적 테러리스트 집단의 우두머리"들입니다.

제가 노보스티에서 담당했던 또 다른 업무는 소위 "진보 지식인"들을 응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들, 기자들, 출판업자들, 교사들, 대학교수들 등이죠.

이 사진은 크레믈린에서 촬영된 것인데, 왼쪽에서 두번째 인물이 저입니다.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온 지식인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죠. 이들 대부분이 우리가 소련 정부와 KGB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모른척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성적으로 탁월하기 때문에 초청된 손님인 것처럼 행동했죠. 우리 입장에서 저들은 그냥 선동공작에 사용하기 위한 정치적 매춘부들일 뿐이었습니다. 사진의 맨 왼쪽 인물이 제 상사인데, 표정을 보시면 손님을 존경하는 태도가 전혀 없습니다. 저 역시 이데올로기 세뇌 대상자를 대하는 KGB 요원의 전형적인 미소, 비웃는듯한 미소를 짓고 있죠.

이 사진은 모스크바에 있는 노보스티 본부에서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회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테이블 중앙에 앉아 있는 인물이 보리스 부르코프(Boris Burkov) 사장인데, 공산당 선전선동부의 고위 관료입니다. 저는 유명한 인도 시인 수미트라 난단 판트(Sumitra Nandan Pant) 옆에 서 있습니다. 그는 "레닌에게 바치는 랩소디(Rhapsody to Lenin)"라는 제목의 유명한 시를 썼기 때문에 소련으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여행 비용은 모두 소련 정부에서 지불했습니다.

테이블에 술병이 몇개나 있는지 보시기 바랍니다. 외신 기자들의 인지능력과 호기심을 저하시키는 방법이 저것입니다. 제 임무중 하나는 외국에서 온 손님을 계속 술에 취한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모스크바 공항에 내리자마자 공항 VIP 라운지로 데려가서 양국간의 이해증진과 우정을 위해 건배하자고 제의하면서 계속 보드카를 권했습니다. 그러면 이들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소련의 모든 것들을 장밋빛으로 보게 되죠. 저는 이들이 체류하는 15일에서 20일 동안 계속 이런 상태를 유지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특정 시점에서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하면, 이들중 일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어젯밤에 무슨 말을 했었는지 기억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바로 그때 공동합의서, 소련의 정치선전을 담은 성명서 등과 관련된 온갖 종류의 거짓말들을 주입하면서 포섭합니다. 그 시점에서 그들이 가장 유연합니다. 그들이 몰랐는지 아니면 모르는척 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기법으로 술을 버렸고 특수한 알약도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실제로 상당량의 술을 마시고 다음날 아침에는 불안정한 상태가 되는 것이죠.

1967년에 KGB는 "룩(LOOK)"이라는 미국 잡지 기자 12명이 소련을 방문할 때 저를 보냈습니다. 이들은 소련 사회주의 혁명(10월 혁명) 50주년을 맞이해서 취재를 목적으로 소련에 왔습니다. 기사는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부 거짓말이었습니다. 소련의 선전선동을 마치 미국 기자가 소련에 가서 취재한 후에 자신의 견해를 서술한 것처럼 포장해서 미국의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형태였습니다. 이것은 견해가 아니라 소련이 미국인들에게 주입하고 싶은 선전문구들이었습니다.

소련의 체제에 대한 미묘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근본적인 취지는 "현재의 소련은 효율적으로 동작하는 훌륭한 체제이며 대다수 국민이 이 체제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완전히 거짓말입니다만, 룩 잡지사의 기자들은 이 거짓말을 다양한 현학적 표현들로 포장했습니다. 온갖 종류의 합리화 논리를 동원해서 미국인들에게 거짓말을 전달했죠.

진행자:
그러니까 당신의 임무는 그들에게 선전 내용을 주입해서 그들 자신의 생각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군요.

유리 베즈메노프:
맞습니다. 사실은 그들이 소련에 도착하기 전부터 - 소련을 방문하려면 돈도 엄청나게 많이 내야 합니다 - 노보스티는 그들에게 소위 "배경 설명(backgrounder)"이라는 20에서 25페이지 분량의 정보와 논설을 담은 문서를 전달합니다. 모스크바행 비행기표를 사기도 전에 이렇게 합니다. 해당 국가의 노보스티 직원 또는 소련 외교관은 방문신청자에게 이 문서를 전달하는 상황, 그리고 신청자가 그 내용에 대하여 보이는 반응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비자(visa)를 발급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진행자:
그런식으로 방문자를 선별하는 것이군요.

유리 베즈메노프:
그렇습니다. 이 과정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므로, 정직한 언론인이 실제로 소련 방문 비자를 받고 1년 동안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이런 거짓말을 들고 돌아갈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 사진은 그 당시에 룩 잡지에 실렸던 사진입니다. 공산당이 스탈린그라드에 세운 이 기념비를 "러시아 군사력을 의인화한 상징"이라고 지칭하면서 사진 옆에 있는 기사에 "소련 국민들은 2차대전 승리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이것도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히틀러와 스탈린이 시작한 전쟁에서 국민 2천만명이 죽었는데 그걸 자랑스러워하겠습니까? 대부분의 소련 국민은 이런 기념비를 보며 혐오감과 슬픔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2차대전으로 인해 아버지, 형제, 자매, 자식을 잃지 않은 집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기자들은 소련 당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이 사진을 게재하면서 "러시아의 국가 정신"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큰 오해입니다. 당연히 룩 잡지는 소련에서 배포되지 않고 주된 독자층은 미국인이죠. 그 당시에 이 잡지를 읽었던 수백만의 미국인들은 소련 국민이 무엇을 자랑스러워하고 무엇을 혐오하는지에 대하여 완전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덧글

  • 광주폭동론 2020/09/12 03:17 # 답글

    지만원이 저러한 사례들을 보고 광주사태 인민군 개입설이라는 상상을 한 게 아닌가 싶군요. 소련이 붕괴하기 전까지 공산주의에 대한 열등감과 공포심은 대단했죠. 이념의 열세를 돈과 무기의 우세로 근근이 만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실제로 미군이 주둔하지 않았으면 광주사태때 공산화가 되었다고 봐야죠. 그러나 광주사태에 인민군이 개입한 흔적은 없습니다.
  • 반달가면 2020/09/12 18:11 #

    방글라데시 혁명도 KGB 작품이지만 소련군이 개입한 흔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에서 "이슬람 풀뿌리 혁명"이라는 명칭을 붙였겠지요.

    광주의 경우,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싶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개입했다 하더라도 대놓고 공개적으로 개입할 리는 없으므로, 실질적인 개입 여부를 규명하려면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연구/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광주폭동론 2020/09/12 23:29 #

    개입한 흔적이 없으면 개입하지 않았다고 봐야죠. 공론의 장에서 검증해야 하는데, 방송을 금지하는 바람에 오히려 의혹을 키워버렸습니다.
  • 채널 2nd™ 2020/09/12 08:38 # 답글

    >>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부 거짓말

    완전히 '조작'된 기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그런 능력에 감탄을.

    (아, 술을 끊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스멀 스멀...)

  • 반달가면 2020/09/12 18:12 #

    비자 발급 심사때문터 거짓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자들만 가려내서 데려와 포섭하니까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B-Side


adsense(w160_h600)2

통계 위젯 (화이트)

44756
4475
2082182

2019 대표이글루_IT

Google Analy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