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의 필요성에 대한 잡담 일기/잡담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원' 최초안 제시 - 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급 1만원을 요구했다는 연합뉴스 기사다. 올해 대비 19.8% 인상. 수치 자체도 어이가 없지만 이 수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도 대단하다. -_-;

최소한 현재 노동 생산성이 어느 정도 수준이고 그에 비해서 임금이 어느 정도로 낮기 때문에 좀 더 인상이 필요하다는 식의 근거가 나왔어야 되지 않나 싶은데, 그런 내용은 없었던 모양이다. 기사에 언급된 몇가지 근거는 대략 아래와 같다.  

"최저임금 1만원 요구는 어떤 정치적·이념적 요구도, 무리한 요구도 아니라 한국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2019년 우리 사회가 포용할 능력이 있는 적정 수준의 요구"

한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고 우리 사회가 포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이라고 두리뭉실하게 언급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이 임금을 감당하면서 "포용"해야 하는 주체가 누굴까? 바로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고용주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이다. 이들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금 어떤 꼴이 되었는지는 굳이 여기서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 사실상 저걸 감당할 수 있는 것은 고숙련 인력을 채용하여 이미 최저임금 이상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기업들이다. 이대로 간다면 나머지 기업들의 폐업과 구조조정은 더 심해질 것이다. 소위 "노동계"가 생각하는 한국 경제와 우리 사회의 범위에는 소위 "잘나가는" 기업만 들어간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나머지는 죽던 말던 상관할 바 아니라는 생각인듯;;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기업 경쟁력은 더 이상 발을 붙여서는 안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임금 단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업종이 분명히 있다. 고숙련도를 요하는 고부가가치 업종이다. 주로 재벌기업/대기업이 이러한 분야에 있고 중소기업도 일부 있을 것이다. 이런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이미 최저임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고 있다. 반면에 저임금 장시간을 필요로 하는,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낮아도 할 수 있는 분야도 엄연히 존재한다. 동네 식당이나 편의점 같은 업종은 이 땅에 발을 붙이면 안되나? 그러면, 그냥 다 폐업하란 말인가;;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함께 그것이 가능하도록 한국 경제의 중추로서 독과점 체제를 구축해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엄청난 사내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재벌 대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비용을 함께 분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결국 이것이 본심이 아닌가 싶다. 법적 구속력, 즉 공권력을 동원해서 재벌기업들이 가진 소위 "엄청난 사내 유보금"을 털어먹고 싶다는 얘기인 듯. 그런데, 그 사내유보금이라는 항목이 과연 현금으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설마 회사에서 이익이 나면 그 이익을 한푼도 쓰지 않고 통장에 현금으로 다 넣어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 돈의 상당 부분을 이미 장비와 시설에 재투자했을 텐데, 설마 건물 팔고 공장 팔고 그 돈으로 월급 올려달라는 얘기인지;;

내가 뭔가 크게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나온 소위 "노동계"는 겉으로는 모든 노동자를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 근로자의 10% 내외를 차지하는 대기업 정규직을 주로 대변하고 나머지 90%의 노동자들이 어떤 상황인지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미 최저임금보다 훨씬 많이 받고 있지만 어쨌든 최저임금을 올림으로써 고용주에 대한 임금인상 압력을 행사하는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때문에 채용을 줄여서 취업준비생들의 취직을 어렵게 만들거나 소상공인들이 견디지 못하고 줄폐업하는 것 쯤이야 상관할 바는 아닌 모양이고...

이렇게까지 탐욕스러운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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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ediocris 2019/07/03 23:39 # 답글

    “최저임금위원회에 나온 소위 ‘노동계’는 겉으로는 모든 노동자를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 근로자의 10% 내외를 차지하는 대기업 정규직을 주로 대변하고 나머지 90%의 노동자들이 어떤 상황인지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미 최저임금보다 훨씬 많이 받고 있지만 어쨌든 최저임금을 올림으로써 고용주에 대한 임금인상 압력을 행사하는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는 귀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실업, 소득감소 등 최저임금의 나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계층은 노조 없이 구직활동 하는 비숙련 단순노무직 노동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그들의 상실분은 최저임금 인상 논의를 주도하는 민노총(대기업 정규직)이 가져갑니다.
  • 반달가면 2019/07/04 21:57 #

    사실 이 상황에서 20% 가까이 더 올리자고 할 정도면 거의 서민 피빨아먹는 흡혈귀 수준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보다 더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집단이 또 있을까 싶네요.
  • 백범 2019/07/05 07:06 #

    그들은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 중소기업의 노동자들을 대표하지 않는데도 마치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 중소기업의 노동자들까지 대변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어요. 이상하게도...
  • 자파리 2019/07/04 15:42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최저임금 인상폭이 최근 가파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실제 저소득 계층의 생활이 개선될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2007년경 도쿄에 가봤을때 맥도널드 시급이 900엔정도에서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100엔정도에 살 수 있는 저렴한 햄버거도 팔고 있었습니다. 꽁치도 한마리에 150엔 내외, 소고기값도 한국 물가랑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저임금 향상이 정말 효과를 보려면 물가정책과 연계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반달가면 2019/07/04 21:59 #

    최저임금과 마찬가지로 물가 역시 정부가 함부로 과도하게 건드릴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실제 사례로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마두로 정부가 사회주의 낙원 만들어 보겠다고 국유화/공공화와 가격통제를 밀어부치면서 내수 산업이 붕괴했습니다. 산유국이니까 그걸 다 석유 판 돈으로 수입해서 막으며 버티다가 유가 하락이 오니까 지금의 지옥이 연출된 것입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이전 게시물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베네수엘라 파라독스 - 국민은 배고프나 농민은 이들을 먹여살릴 수 없다
    http://bahndal.egloos.com/619264
  • 백범 2019/07/05 07:11 # 답글

    저렇게 되면 비숙련노동자나 약간의 경증장애인들은 더욱 더 취직하기 힘들어집니다. 생산성이 평균치보다도 한참 떨어지니까요.

    노동자라는 것들이 기업 생각 안해주는데, 기업이 무조건 저들을 봐줄 이유... 있습니까?

    몇년 놀아도 되는 중산층집 자식들이나 별 영향이 없겠지. 그밖에도 공무원이나 빽으로 들어간 비정규직들, 대기업 귀족노조들 빼고요. 이들이 신흥 귀족으로 등극하는 과정은 아닌지..
  • 반달가면 2019/07/05 22:40 #

    저숙련 노동자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이런 식으로 한꺼번에 박탈해 버리면 결국 그 부담은 경기 침체와 세금 인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어쨌든 다 같이 망하는 길인데 "나는 좀 늦게 망하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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