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불평등의 필요성에 대한 잡담 일기/잡담

아래의 매우 단순한 상황을 생각해 보자. 유능한 갑돌이의 사례다.

갑돌이는 열심히 공부하던 중에 아주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상품화하기만 하면 엄청나게 잘 팔릴 것 같다. 어디에서 회사를 시작할까 검토하는 과정에서 후보지는 A와 B 2개의 지역(국가)로 압축되었다. A지역과 B지역은 시장규모는 비슷하나 아래와 같은 차이점이 있다.

A지역: 소득의 10% 정도를 세금으로 낸다. 복지 혜택은 미약한 편. 고용과 해고는 자유로운 편.

B지역: 보편적 복지와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위해 소득이 특정 수준을 넘을 경우 50%까지 올라간다. 복지가 잘 되어 있으며 한번 고용하면 해고는 매우 어려운 편.

자, 갑돌이는 둘 중에 어느 지역에서 회사를 세워서 사업을 키우려고 할 것인가?

과도하게 단순화시킨 측면도 분명히 있고, 실질적으로는 A지역의 성향과 B지역의 성향을 적절한 선에서 절충해야 하므로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위의 상황에서 갑돌이가 근본적으로 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겠다고 굳이 회사를 세우고 직원까지 고용할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본다면 위의 질문이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왜 구글을 창립했을까?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왜 애플을 창립했을까?

제프 베조스는 왜 아마존을 창립했을까?

사람들은 왜 창업하여 직원을 고용하고 회사를 키우려 하는가?

여러가지 이유와 명분이 있겠지만, 절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열심히 노력하여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시장에 내 놓으면, 남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워낙 크므로, 실패할 때 감당해야 하는 상당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덤벼들 수 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한다고 욕을 많이 한다. 복지부동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절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놔도,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켜도, 그 과정에서 들어가는 엄청난 땀과 노력을 보상해줄 만한 고속승진이나 파격적인 성과급이 없다. 게다가 그냥 예전부터 하던 일만 성실히 해도 때가 되면 그럭저럭 승진이 되고, 사고 치지 않고 조용히 있기만 하면 해고될 일이 없다. 당신 같으면 어떻게 일할 것 같은가?

다같이 잘살자는 이유로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가 남들보다 월등하게 많은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과도하게 억제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들을 공무원식 관료제도에 묶어 놓는 셈이 된다. 이런 현상이 심하게 벌어질 경우, 천재적인 사람은 그 천재성을 썪히면서 적당히 게으르게 살거나 또는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날 것이다.

중국이 자본주의로 전환하면서 사람들이 미친듯이 회사를 세우고 경제성장을 하면서 빈부의 격차도 미친듯이 늘어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루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 전전긍긍하던 극빈자의 수가 미친듯이 줄어들었다(극빈층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이전 게시물을 참고하자. 여기로).

나보다 잘 사는 놈들 꼴을 보느니 그냥 다같이 굶으면서 거지꼴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며 분노에 치를 떠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겠으나, 내 생각엔 나보다 뛰어난 천재들이 탁월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서 그 대가로 내가 상상도 못할 수준의 떼돈을 벌고 있는 동안 나는 그들이 만들어낸 상품과 서비스의 덕을 보면서 사는 것이 훨씬 낫지 않나 싶다.



덧글

  • 하지만 2018/11/04 17:54 # 삭제 답글

    소득 불균형 해소가 하나의 '목표'가 된듯한 문재앙의 사회에선 적폐가 된다는게 문제죠.

    이번 주초에 문재앙께서 직접 소득 불균형에 대해 언급하시고 한국 사회가 '올바른'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옥음을 내리시니 대가리가 깨지고 전두엽 제거시술을 받은 문빠님들이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 반달가면 2018/11/05 13:20 #

    최근에 일이 바빠서 뉴스에 신경을 거의 안썼는데 뭔가 있었나요?; 어쨌든 소위 "분배정의"는 이론상으로는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나 실제로는 결국 시기심에 눈이 멀어 다 같이 망하는 길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무려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실제로 그 길로 갔고요;
  • 귀여운 늑대개 2018/11/04 18:46 # 답글

    그들은 기술 혁신 기업의 출현이 극빈층을 잘 살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AI도 소비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면 자본주의의 지속을 위해 기본소득을 내놔라!' 이 소리만 앵무새처럼 반복하죠.
  • 반달가면 2018/11/05 13:14 #

    ... 당장 옆동네 중국의 경제성장과 소득불평등을 보면 될텐데요;
  • 타마 2018/11/05 10:04 # 답글

    소득 불평등은 정상적인겁니다. 문제는 어디까지를 "개인의 능력대비 정당한 수익"으로 인정해 줄까 인데...
    인맥, 연줄, 학연, 수저 등등..도 개인의 능력으로 봐야할지... 그게 아니라면 누구의 기준으로 얼마만큼 제한을 둬야 할지...
    사회가 존속하는 이상 논쟁이 멈추는 일은 없겠지요. 서로서로 가진 "능력"이란게 다르니...
    중도점을 찾는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고... 이렇게 투닥투닥하는게 가장 정상적인 상황이 아닐까 싶네요.
    모든 개인의 능력을 배제하게 되면 "다 같이 못살자"엔딩이 나겠고... 개인의 모든게 능력이라 인정하면 "도둑질도 내 능력인데? 마약제조도 내 능력인데?"엔딩이 될듯.
  • 반달가면 2018/11/05 13:19 #

    사회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어떤 중앙집권적 존재가 일률적으로 "정당한 수익"의 범위와 "능력 대비 적정한 소득"을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이것을 정부가 강제력을 동원해서 통제하겠다고 한 결과는 하나 같이 다 참담했습니다. 소련, 북한, 자본주의 이전의 중국 등이 실제 사례이겠고요.

    다행히도 사람들은 완벽하진 않지만 위의 두가지 문제를 기발하게 해결하는 "자유시장경제"라는 체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상황에 따라 균형점이 저절로 만들어지도록 움직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해서 세상을 발전시킬 동기부여를 해 준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극빈층 인구는 엄청나게 줄어들고 있고요.

    도둑질과 마약 문제는 북한처럼 개인의 능력을 심각하게 배제하는 사회에서도 이미 충분히 벌어지고 있으므로, 개인의 능력과 수익을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범위의 문제가 주원인은 아닌듯 합니다.
  • 타마 2018/11/05 16:43 #

    으음... 세계가 완전히 자유시장경제로 돌아가는 것 같진 않은데... 극빈층 인구가 줄고 있는걸 자유시장경제 덕분이라 하기는 좀 애매한 것 같아요. 같은 맥락에서 자유시장경제가 만병통치약으로 생각되지도 않구요. http://projustice.kr/market_and_social_economy/

    결국은 중도가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도둑질과 마약 문제는... 개인의 능력 인정시 저것들이 발생한다기 보다는, 도둑질과 마약제조가 합법적인 일이 될 것 같다는 뜻이였습니다. ㅎㅎ
  • 반달가면 2018/11/05 18:36 #

    세계가 "완전히" 자유시장경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유시장경제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기술의 발전과 빈곤탈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중국이 자본주의/시장경제를 받아들이기 전과 후를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본문에 링크한 이전 게시물 "세계 극빈층 현황"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장경제를 빼면 전세계적인(특히 중국의) 빈곤탈출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시장경제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이 만든 신기술들 덕분에 더 많은 재화가 더 저렴하게 생산되었고 지식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해 주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난 것이죠.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온 역사를 보건대 시장경제가 그나마 현재로서는 가장 괜찮은 해결책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시장경제를 옹호하거나 강조한다고 범죄가 합법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둑질은 예전에도 범죄였고 지금도 범죄이며 앞으로도 범죄일 겁니다. 그리고, 범죄자는 시장경제 이전에도 있었고 현재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겠죠.

    링크하신 글에 나온 소위 사회적 경제주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서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느냐에 대해 솔직히 전 회의적입니다. 인터넷으로 세계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시대에 굳이 협동조합/마을기업 같은걸 왜 해야 되는지도 납득이 잘 안되고요. 경제의 대부분은 시장경제에서 이루어지고 사회적 요소는 최소한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네요.

    저는 시장에서의 경쟁을 우회하는 정부 보조금이야말로 비효율과 부패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들이라고 성인군자가 아니라 결국 다 똑같은 이기적인 보통 사람이거든요.
  • 잔니 2018/11/07 23:14 # 삭제 답글

    자유시장경제가 아무리 절대빈곤을 몰아내도 상대적 빈곤에 빡쳐서 G랄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답이 안나옴.
  • 반달가면 2018/11/09 23:10 #

    아무리 다같이 잘살자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해도 현실은 다 같이 망하는 지름길; 이미 역사가 다 증명했다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Google Analytics


B-Side


adsense(w160_h600)2

통계 위젯 (화이트)

155832
4935
1595028

ad_widget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