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몰락 일기/잡담

원문기사는 여기로

블룸버그의 기사인데 나름 흥미롭기도 하고 지난번에 정리했던 BBC뉴스 기사에 없는 얘기들도 있어서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본다. 이전 게시물에서 이미 언급된 내용은 생략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사우디 아라비아보다 많지만 빈곤은 콜럼비아보다 심각하다. 과거에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가 지금은 화장실 휴지에서부터 항생제, 식량까지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고유가를 이용해서 베네수엘라의 서민들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 전체를 위해서 사회주의 낙원을 실현하겠다고 나선 이후로 베네수엘라는 급격히 추락했다. 차베스는 유가 급락이 있기 1년전인 2013년에 사망했다.

그의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는 반대파들이 경제실정과 부패와 정치탄압에 대해 비판하는 것에 맞서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해 왔다. 비판자들은 마두로의 정권이 끝나기를 바라지만, 베네수엘라의 3천만 국민이 겪게 될 더 큰 고통을 막을 방법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1. 상황

[초고속 물가상승과 화폐액면가 조정 등은 이전 게시물에서 이미 다룬 바 있으므로 생략]
...
화폐와 관련된 조치들은 마두로 정권의 상황이 절박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월에 있었던 열병식에서 마두로 위쪽에서 폭약을 탑재한 드론이 폭발한 것도 그의 권력장악이 예전 같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마두로는 지난 5월 20일 대선에서 압승해서 임기가 6년 더 연장되었는데, 많은이들이 이 선거는 가식에 불과하다고 간주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 선거를 "가짜(sham)"라고 칭했다. 반대파의 대다수는 대선 출마를 거부했거나 이미 감옥에 갇혀서 출마할 수 없었다. 다수의 국민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선거 당국에 의하면 투표율은 48%로 20년만에 최저였다.

수십만명이 거리 시위에 대한 폭력진압, 실업, 생활고 등으로 인하여 국경을 넘어 인접국으로 떠났다. 2017년 한 구호단체는 5세 이하 어린이의 11% 이상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으나, 마두로는 인도적 지원을 거부했다. 석유생산은 1940년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장비를 유지보수할 돈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제대로 먹지 못한 근로자들이 중노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해말, 베네수엘라는 일부 국채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골드만 삭스 그룹에서 매입한 - 골드만 삭스는 굶주린 국민보다 채권자를 우선하는 정권에 재정적 도움을 주었다고 비난을 받았다 - 30억달러 규모의 국채도 포함되어 있다. 채권자들은 국영 석유회사의 자산을 압류하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EU는 인권탄압, 정치탄압, 부정이득 등을 이유로 제재조치를 했다.  비영리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에 의하면, 베네수엘라의 부패 인식 지수는 180개국중 169위다.


2. 배경

공수부대원 출신으로 1992년에 쿠데타를 모의했다가 실패하여 2년간 옥살이를 했던 차베스는 1998년에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강경한 반미 기조를 내세우며 베네수엘라 정치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는 수천개의 회사들과 그 자산을 국유화함으로써 석유를 제외한 모든 생산능력을 무력화시켰다. 그는 석유로 번 돈을 빈곤층에 뿌리고 주변국에 낮은 가격으로 석유를 공급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이용하여 복수정당제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권위주의체제로 변모시켰다.

2014년에 유가 급락이 시작되자, 마두로는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는 수입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었고 이는 광범위한 물품부족을 야기했다. 불만이 고조되자 마두로 정권은 반대파를 투옥하고 언론을 통제하면서 권력을 유지했다. 반대파가 국회를 장악하자, 마두로는 국회의 권한을 박탈하여 - 미국의 표현을 빌리자면 - 새로 만든 허수아비 국회에 이전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부통령 타렉 엘 아이사미(Tareck El Aissami)를 마약조직의 우두머리로 지목했다. 이런 종류의 이유로 제재를 받는 인물이 정부에서 이 정도로 고위직에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3. 논쟁

국내에서의 불만과 국제적인 고립이 가중되는 와중에, 마두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계획이 없는 채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석유를 기준으로 한 가상화폐인 페트로를 이용해서 경제문제의 일부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 가상화폐를 실물과 교환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는 채무 구조를 재편하고자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미국의 투자자들과 은행들은 참여하려 하지 않는다.

국외거주자들과 외교관 등은 사태 악화를 막기위한 방안으로 온건한 방법(국경을 넘어 도망치는 베네수엘라인들을 수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원)부터 급진적인 방법(1990년에 미국이 파나마 대통령 마누엘 노리에가를 축출한 것과 같은 군사적 개입)까지 다양한 제안을 해 왔다. 2017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급진적인 방법을 거론하자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일부 마두로 비판자들은 미국의 개입 대신에 군사 쿠데타가 있기를 바라는 반면에, 군부통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가 마두로 정권의 종식을 앞당기기 위해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렇게 할 경우엔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결론적으로, 의견은 분분하나 해답은 없는, 그런 상황인 듯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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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8/08/31 02:1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9/01 23:0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곰돌군 2018/08/31 10:08 # 답글

    마두로가 없어지고 나면 통제를 잃은 베네수엘라는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긴합니다.
    그동안 억눌러 왔던게 터지고 그 틈을 타서 뭐가 발호할진 아무도 모르겠지요. 지역
    폭력 집단이 이권과 치안을 장악할 수도 있고, 지방 군부대 장교들이 군벌화 할 가능
    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두로를 그대로 두고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전혀 없지요.

    결국, 이 문제는 베네수엘라 인들 스스로가 한 선택의 결과 입니다. 선동하기 좋아
    하는 호사가 들이나 미국이나 서방의 제제를 탓하겠지요.
  • 반달가면 2018/09/01 23:09 #

    그러게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린 듯하네요. 저도 결국 이건 베네수엘라인들이 선택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알고 선택했던 모르고 선택했던 그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이고요.
  • 나인테일 2018/08/31 12:38 # 답글

    마두로 이후는 사담 후세인 이후의 이라크처럼 북두의 권 현실버전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군요
  • 반달가면 2018/09/01 23:09 #

    내부적인 갈등 요소가 이라크만큼 심각한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마두로 통치하에서도 이미 상황은 지옥인듯 합니다;
  • 함부르거 2018/08/31 15:46 # 답글

    >> 석유생산은 1940년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장비를 유지보수할 돈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제대로 먹지 못한 근로자들이 중노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뭐 이런... 어느 산유국이든 석유회사 직원들은 최고수준의 임금을 받기 마련인데... 하긴 이 사람들은 국영기업에서 볼리바르로 월급을 받으니 당연한 일이겠네요. -_-;;;
  • 반달가면 2018/09/01 23:10 #

    국영기업 근로자들이고, 물품 자체가 절대부족이니까요. 국민 평균 체중이 급감했는데 석유회사 직원이라고 별 수 있었겠습니까;;
  • 네리아리 2018/08/31 22:19 # 답글

    답이 없는게 당연한터라.
  • 반달가면 2018/09/01 23:10 #

    답이 없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대체 어떤 식으로 답이 없는지 궁금했었는데, 대략 이런 식인 모양입니다;
  • K I T V S 2018/08/31 23:52 # 답글

    왜 그렇게 식인까지 하는데도 미국탓을 잘 할 수 있는지 좀 다큐멘터리로 특집을 만들어 전 세계에 배포했으면 좋겠습니다... 똑같은 나라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램으로...
  • 반달가면 2018/09/01 23:11 #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산유국이 이렇게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노릇이죠; 어쨌든 흥미롭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관련 내용을 좀 더 찾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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