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숭배와 꼭두각시 - 2 일기/잡담

얼마전에 적었던 "증오와 숭배와 꼭두각시"에서 이어지는 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르길래 좀 더 적어 본다.

인생이 고통스럽고 힘든 이유는 "나는 선한데 저들이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선과 악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인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원이 한정되어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가슴에 손을 얹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자.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선하고 저들이 하는 모든 것은 악하다는 이분법적 관점이 얼마나 한심한 거짓말인지 당신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아마도 그걸 인정하는 것은 남 탓을 해가며 살아온 과거의 시간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하고 싶을 것이다.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심리적으로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가면 그게 잘못되었다는 징후가 계속 눈앞에 보여도 그걸 무시하고 계속 그 길로 가고 싶게 된다.

"네가 힘든 이유는 다 저 놈들 때문이야. 저 놈들만 타도하면 좋은 세상이 와. 저 놈들은 인간도 아니니까 정정당당하게 싸울 필요도 없어. 거짓말, 조작, 폭력, 뭐든 다 해도 돼. 무조건 쓰러뜨리기만 하면 돼. 정말로 더 나은 세상이 온다구! 나만 따라와. 다 뒤집고 역사를 새로 만드는 거야! 우리는 정의롭다. 다 부숴 버려!"

이런 말을 하는 자들을 눈 똑바로 뜨고 유심히 관찰해 보자. 이들이 했던 과거의 말과 행동, 지금 하고 있는 현재의 말과 행동, 그리고 미래의 계획을 살펴 보고 정말로 옳은지 따져 보자. 온갖 미사여구와 감정적인 선동으로 당신의 판단력을 농락하려 할 것이므로 제대로 따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맞는지를 따지기 전에 그 논리의 전개가 이루어지는 "전제"를 따져 보자. 거짓말하는 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교묘한 말장난으로 포장해서 거짓된 "전제"를 숨기는 것이다. 거짓된 전제를 숨기고 그 이후로 논리적인 하자가 없도록 주장을 전개하면 쉽게 속아넘어간다. 전제를 생각 못하고 주장의 전개과정과 결론만 보면 논리적으로 맞기 때문에 옳은 얘기인가 보다 하기 쉽지만 전제가 틀렸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거짓말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디즈니 만화영화 피노키오를 보면 길 잃은 아이들을 감언이설로 꼬여서 타락시켜 당나귀로 변하게 만들어서 팔아먹는 상인이 나온다. 이것이 남의 일 같은가? 정말로? 십중팔구 이들은 당나귀 장수들이다. 당신의 아픔을 진정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그럴듯한 거짓말로 살살 꼬인 후에 결국은 당신을 노예로 부릴 가능성 매우 크다.

맹목적인 증오와 숭배에 정신을 맡기는 순간 당신은 노예가 된다. 지금 당장은 비난과 폭력을 퍼붓는 짜릿한 쾌감에 살겠지만 결국은 당신 자신과, 가족과, 친구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화내지 말고, 증오하지 말고, 잠깐만 뒤로 물러나서 찬찬히 생각해 보자. 당신도, 나도, 그 누구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들 똑같은 이기적인 인간이다.



덧글

  • 2018/05/03 00:1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5/03 13:2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5/03 21: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5/04 13: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5/05 17:4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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